인물

톨스토이와 악처 소피아, 3대 악처 이야기

쉬어가요 2015. 1. 26. 14:28

톨스토이와 소피아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 ‘부활’로 대표되는 러시아의 대문호! 

책은 안읽어봤어도 최소한 제목 정도를 알고있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며, 마누라 소피아는 3대 악처로도 유명하다.

많은 사람들이 마누라가 얼마나 싫었으면 여든둘 노구를 이끌고 가출해서 객사했을까 할텐데,

소피아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뭐야? 객사할만한 이유라고? 흥분말고 일단 좀 들어보자



 

<톨스토이와 소피아, 톨스토이가 죽기 두달전 사진>


 


 

 작품만 보면 톨스토이는 천재라고 할수있을텐데, 젊은 시절 톨스토이는 개였다. 

금수저 물고 태어나 하녀들과 놀고 다니며 도박과 여자에 환장했었다.

(톨스토이가 여자에 집착했던 것은 바로 두 살때 어머니를 잃는 바람에 모성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보통남자들이 부러워할만한 20대를 흘려보낸 톨스토이는 30대가 되자 슬슬 사람답게 살아가게 되는데...

 


 

“야 남자는 결혼을 해야 사람이 되는거야. 난 이쁜 마누라 만나서 너무행복하다. 너도 얼른 장가가라”


궁정 의사였던 친구가 톨스토이를 결혼하라고 바람넣었다.

그러던중..

 

톨스토이가 반한 여자가 있었으니!


톨스토이를 한눈에 반하게 만든 주인공은 그 친구의 딸이었다.

친구는 처음에 나이차때문에 반대했지만 톨스토이의 끈질긴 구혼으로 7일만에 

18살 민증에 잉크도 안마른... 아니 민증도 안나온 딸을 서른넷에게 넘겨주게 되는데, 이때가 1862년 9월 23일이었다.


서른넷의 톨스토이와 아직 아징 창창한 18세의 소피아...

 

심지어 톨스토이는 당시 아들도 하나 있었다. 

물론 법적 혼인으로 얻은 아들이 아니고 자기 메이드였던 아크시니야 바지키나가 낳은 사생아였지만, 톨스토이의 아들이었다.


16살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혼한 톨스토이는 부부사이에 비밀이 없어야 한다며 서로에게 일기장을 보여주자고 제안하고, 신부에게 자신의 15년치 일기장을 건넨다.


물론 취지는 훌륭했다. 일기장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바람직한 부부상을 꿈꾸자했었는데 오래가진 못했다. 

 

왜냐?

 

술마시고 도박하고 여자만난 걸 적을수는 없으니 아내가 보는 일기와 자신만의 비밀일기 두 개의 일기를 쓰게된다.

뭐 아무튼 그건 그렇고 어린 신부는 그렇게 교환일기를 하게되는데 일기장에는 젊은 시절 여자와 도박에 빠져 살던 톨스토이의 행적이 쭈욱 적혀있었다.


서른넷의 톨스토이에게 지나간 추억 정도로 치부할수있겠지만 열여덟 때 묻지않은 소녀에게는 그 일기장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이중 일기라서 그나마 공개용이었을텐데)

결국 톨스토이의 일기장은 어린신부에게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시켰다.


거기다 톨스토이는 쉴새없이 잠자리를 가져 무려 열세명의 아이들을 낳게되었다. 

 

뭐 부부 금술이 좋아 애를 많이 낳았다는데 누가 뭐라겠나. 게다가 둘다 ㅅㅌㅊ집안이어서 돈걱정도 안해도 되는데...

근데 문제는 톨스토이가 모성애에 대한 집착이 강해 유모를 들이지않겠다는 완강한 고집이었다. 

당시 귀족들이나 나름 먹고살만한 집에서는 유모를 부르는게 상식이었는데 배꺼질날 없고 젖마를날없는 소피아는 슬슬 화가나기 시작한다.

게다가 원래 허약하게 태어난건지는 모르나 열세명 자식중에 여섯은 어려서 죽게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톨스토이는 끊임없이 소피아에게 잠자리를 요구했고 유모는 반대했다.

여기까지였으면 소피아도 그냥저냥 버티고 살았을지도 모른다. 돈은 많겠다. 시간도 많겠다. 애들 키우는낙으로라도 산다면야... 그러나


“헤이~ 여보달링자기마누라 이거 내가 이번에 쓴작품이야”

“전쟁과 평화... 엄청 두껍네... 근데 설마....”

“응... 자기가 교정좀 봐줘^^”

“........”


천재는 악필이라고 했던가? 대문호 톨스토이의 원고는 사람이 읽을수없을 정도의 악필이었다. 

이 악필을 사람이 볼수있게 교정하는일은 언제나 소피아의 일이었다. 

 

육아와 교정 작업까지 떠맡은 소피아... 그래도 나름 내조하며 현모양처로 살아갈려고도 애썼다.

남편의 성격이 모난건 시애미가 일찍 세상떴기때문이고 글씨는 못써도 글은 잘쓰니까... 

유모 못쓰게하는건 모정에 굶주렸던 유년시절을 생각하면 이해할수도 있지,라고 마인드 컨트롤이라도 하지않았을까..

근데 드디어 머리꼭대기까지 화가 터지고 한방 날릴만한 일이 생긴다.


“사유재산을 가진다는게 말이되나? 우리는 지금 농민들을 착취하는거야 난 재산을 모두 환원하겠어! 그리고 이제부터 우리는 농부가 되는거야 날 따르라 소피아!”

“................ 이 죽일놈이 진짜.......”


그 후 쫓겨난 톨스토이는 객사한다.


지주생활을 청산하고, 농민으로 돌아가겠다는 톨스토이... 

개인에게 있어서는 분명 고뇌에 찬 결단이었겠지만, 귀족으로 태어나 귀족으로 살아온(그나마 귀족같이 살지도 못했다, 고생만 하고) 소피아에겐 봉창두드리는 소리가 아닐수없다. 

그동안 악처라고 욕 많이 먹어왔었지만 소피아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톨스토이도 결코 좋은 남편은 아니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