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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독서 명언

쉬어가요 2015. 4. 29. 14:16

 

 


단순히 눈으로 독서는 많이 할 수 있어도 사고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불이 타오르려면 공기로 지펴주어야 하는 것처럼, 사고도 그런 식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꾸준히, 사고의 대상에 관한 흥미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들은 대체로 자신의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거나, 손해를 입게 될 때 매우 집중해서 사고한다.

그런 식으로 천재적인 사람은 고도로 집중해서 숨쉬듯이 사고를 할 수 있다. 이런 사고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고를 하는 사람의 가장 큰 천재적 특징은 모든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위대한 군주와 같다. 그 사람은 어떤 명령에도 복종하지 않는다. 혼자 서서 세계를 바라본다. 자신의 비판정신을 넘어서지 못한 것은 아무 것도 인정하지 않는다. 어떤 지배적 이념이나 교리같은 것, 힘을 내세워 압박하는 권위에 대해서 복종하는 자들을 보라. 이 자들은 생각없이 순종하는 노예와 같다. 이 얼마나 노예의 도덕인가! 

 

 

기발한 사고는 쉽게 도망가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를 휘어잡아야 한다. 

중요하고 기발한 사고를 하고 있다면 그것을 노트에다가 메모를 해두는 것이 좋다. 이런 기발한 사고는 자주 머리에 번쩍이지 않기 때문이다.

 

 

양서를 읽으려면 우선 악서를 구별해내는 안목을 키워야한다. 독일 땅에서 현재 출판되는 책들은 거의 대부분 대중의 지갑을 털어내기 위해 나오는 것이다. 

통속작가와 사이비작가들의 무수한 책들을 보라. 출판업자와 저자는 동맹관계다. 책을 평가하는 서평가라는 인간들도 출판업자와 한통속인 것이다. 이익을 위해 철학교수, 출판업자, 그 뒤를 따르는 대학생들은 바글바글 패거리지어 다닌다.직접 관찰해보라.

 

 

저속한 쓰레기 책을 읽은 대중들의 머릿 속은 텅 비게 되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이 쓰레기로 꽉 차게 된다. 

이렇게 된다면 뻔뻔하고도 저속한 넌센스를 휘갈기는 작가들은 더욱 대중을 속여먹는 글을 쓸 수밖에 없다.

 

 

악서를 읽어대는 대중들을 보라. 그들은 위대한 정신들의 이름만 암기하고 있을 뿐, 그 위인의 원전은 읽지도 않는다. 

통속작가들은 대중들이 언제나 최신 유행어를 사용하도록 길들이는 일에 성공했다.

 

 

언어예술을 맛보고자 하는 사람들은 겉만 번지르르한 저속한 통속 소설 대신에 알맹이 있는 문학을 읽어서 지적 수준과 안목을 키워야 할 것이다. 통속작가들이 휘갈기는 유행어를 암기해서, 그것을 모임같은 곳에서 잡담의 재료로 써먹는 짓는 관둬야 한다.

 

 

대중들은 거의 항상 최하급을 최고급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에, 최고급의 책은 저만치 밀려나 있다.

최고급은 어디론가 도망가 있고, 최하급들 덕분에 이 시대는 쓸데없는 장광설과 같은 똥물로 점철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똥을 된장으로 착각한다는 말이 생긴 것이다.

 

 

철학교수라는 인간들 중에 사고력이 뛰어난 인간은 거의 없다.

 

 

시간이 생길 때마다 아무 책을 하나 집어들고 읽으려는 것은 사고력을 둔화시키는 지름길이다.

 

 

철학교수라는 인간들은 온갖 책을 많이 읽는다. 진짜 천재적인 사람은 세상의 모습을 그럴싸한 장광설이 아닌, 명쾌한 말로 설명해준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수 세기에 한 번 나타난다.

 

 

천재적인 진짜 철학자의 모든 표현에는 개성이 넘치고, 독창적이므로 창조적이다. 말투부터 개성적인 것이다.

대중을 속여먹는 가짜철학자는 유행어를 마구 쓴다던가, 진부한 상투적인 말만 마구 내뱉는다.


사기꾼들이나 겸손한 척 한다. 진정한 천재는 자신의 재능을 뽐내지, 결코 겸손한 행태를 보이지 않는다.

단 1명의 천재가 우매한 독일 민중 2000만명을 교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겸손한 척 하는 천재가 있다면, 그 천재가 겸손한 척 해야만 하는 사회 속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천재적인 사람의 작품에는 몇몇 특징이 있다. 개성적이고 명쾌하기 때문에 통속 작가들과는 분명하게 구별된다.

통속 작가들은 주장을 할 때 좀 소심하게 한다. 대중의 눈치를 보는 것이다. 이런 자들은 사방에 널렸다.

또 어떤 인간은 오히려 미친 장광설을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감 있게 마구 지껄인다. 

그런 인간들이 내세우는 학설은 대부분 미궁같은 속임수일 뿐이다. 그 뻔뻔한 사기꾼들(헤겔과 피히테)은 헛소리를 아주 엄중한 표정으로 지껄인다.

 

 

그걸 듣고 있는 대중은, 그 뻔뻔한 사기꾼의 엄중한 표정을 보고 심오한 철학자인 줄로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뻔뻔한 사기꾼은 그렇게 인기를 얻어 더욱 웅변말투로 대중을 휘어잡는다.

이렇게 해서 사기꾼의 술수에 휘말린 대중은 미궁 속에 빠지고 만다.

 

 

뻔뻔한 사기꾼들은 돈벌이를 하려는 목적으로만 글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인간들이 쓴 책을 보면, 지루한 장광설이 들어 있어서 무척 심오한 것처럼 보인다.

이런 책에는 상당히 불명료한 사고가 투영되어 있다. 명쾌한 것이 없고 거의 항상 애매모호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런 모습이 눈에 보이면 빨리 책을 집어던져야 한다. 시간을 낭비하는 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사실은 뻔뻔한 사기꾼들이 말을 하는 것, 펜을 잡고 글을 쓰고 있는 것 자체가 대중을 속이는 행위인 것이다.

 

 


최신서적이 과거의 서적보다 나은 것만은 아니다. 인간세상 어디에서나 벌레같은 인간들의 책이 유행한다.

이 벌레같은 뻔뻔한 사기꾼들은 과거의 훌륭하고 위대한 정신을 매도하면서 날조한다.

이 인간들은 진부하고 김빠진 천박한 장광설을 휘갈긴다.

 

 

철학 분야에서는, 철학교수든 누구든지 대부분 자신의 학설을 자랑하려고 발버둥을 친다.

그런 인간들의 학설을 조심히 보면 과거의 위대한 정신을 매도하고 날조한 다음에 자신의 장광설을 팔아먹어서

대중에게 인기를 얻으려고 그러는 것을 알 수 있다.

 

 

위대한 정신의 책을 번역하는 인간들은 뻔뻔하다. 그런 번역자들의 책은 읽어 봤자 별 소용이 없다.

어쩔 수 없이 번역된 책을 참고하는 일도 있겠지만, 뭐니뭐니 해도 타 언어를 익혀서 원전을 읽는 것이 제일 좋다.


책을 읽는다고 설쳐대는 인간들 중에 책 내용을 많이 암기하는 것을 중시하는 인간들이 있다. 

이런 것은 자신이 입으로 씹어서 삼킨 것을 소화하지도 않고 몸 속에 그대로 쌓아두고자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독서라는 것은 사고하는 대신에 다른 사람의 두뇌로 사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책을 많이 읽어대기만 하면 자신의 사고가 아니라 남의 사고에 복종하게 된다.

 

사고의 원천이 막혔을 때만 독서를 하는 것이 좋다.

 

혼자 사색을 해서 얻은 것은 책을 많이 읽어서 얻은 것 보다 엄청난 가치가 있다.

자신의 지성에서 직접 우러나오는 것을 중시하라. 


책을 많이 읽어대는 대학 교수들의 인격상태가 대부분 천박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가 있는데

그 교수들이 배우지 못해서 무식한 인간들 보다 인격적인 면이 천박한 것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인간의 이성이란 철저히 감정의 노예에 불과하다.


사고라는 것은 소화작용과 비슷하다. 인간의 몸은 운동과 음식물 덕분에 튼튼해지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정신의 영양분을 얻고자 글읽기를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사고하는 것이다.

 


단순히 많은 것을 경험하는 것도 부질없는 짓이다. 여행을 해서 어떤 것을 목격했다면 사색을 해야 한다.

밥을 먹었으면 소화를 해야하듯이 체험이나 글읽기 후에는 충분한 사고가 뒤따라야 하는 것이다.

 

인간은 각자 자신에게 맞는 것,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것, 흥미있는 것을 소화해낸다.

 

 

고전을 읽으면 사고작용이 활발해지고 고무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스어와 라틴어같은 고전어의 아름다움을 보라. 

수 세기 이상을 살아남은 책을 쓴 위대한 정신들 덕분인지도 모른다.



-쇼펜하우어의 저서들-

1.충족이유율의 네 겹의 뿌리에 관하여 (Über die vierfache Wurzel des Satzes vom zureichenden Grunde), 1813년. - 철학 박사 논문. 

2.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Die Welt als Wille und Vorstellung), 1819년. - 쇼펜하우어의 철학 주저. 니체는 아침부터 밤까지 이 책을 하루 종일 읽기도 했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에 대한 영감을 이 책에서 얻었다고 하였다. 음악가 리하르트 바그너는 이 두꺼운 책을 1년에 4번 통독했다. 쇼펜하우어는 이 책에서 자연과학의 임무가 끝나는 시점에서 철학이 시작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쇼펜하우어는 이 책에서 문학, 음악, 예술, 철학, 과학, 수학, 종교, 역사에 대해서 언급하며 자신의 철학적 핵심을 소개한다. 독일 노벨문학상 수상자 토마스 만은,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쇼펜하우어를 표절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3.윤리학의 두 가지 근본 문제 (Die beiden Grundproblemeder Ethik) 1841년. - '인간 의지의 자유에 관하여' '도덕의 기초에 관하여' 이 두 논문을 묶어 출판된 것이다. 

4.여록과 보유 (Parerga und Paralipomena). 1851년. - '인생론' 등의 이름을 달고 나오는 책이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읽은 것 중 최고의 독일어 문장이라며 극찬하였다. 이 책 덕분에 무명이었던 쇼펜하우어는 유명해졌다. 토마스 칼라일, 찰스 다윈을 비롯한 영미권 지식인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쇼펜하우어의 유명한 속물여성 비판에 대한 글은 이 책에 실려있다.

5.시각과 색채에 관하여 - (Über das Sehen und die Farben) - 과학자 에르빈 슈뢰딩거가 탐독한 것으로 유명하다. 괴테와의 교류를 통한 결실이라 할 수 있다.

6.자연에서의 의지에 관하여 (Ueber den Willen in der Natur) - 당대 자연과학의 연구 성과를 빠짐없이 기술했고 그 성과를 철학과 연결시킨 최초의 책으로 평가받는다. 독일 철학자 루트비히 포이어바흐 칸트의 인간학이나 프리스의 인간학도 이루지 못한 사유의 인간학적 전회가 이 책에서 일어났다고 평가한다. 

7.토론의 법칙 - (Der handschriftliche Nachlass 라는 유고 중 일부) - 궤변론자 사기꾼들에 대항하기 위한 논쟁 방법을 적어두었다. 실제 토론에서 상대의 터무니없는 주장 방식을 간파하고 그것을 물리칠 수 있다" 라고 쇼펜하우어는 말한다. 국내에는 '논쟁에서 이기는 38가지 방법' '토론의 법칙' 등의 제목을 달고 출판되었다. 이 책은 쇼펜하우어가 사망한 후 제자였던 율리우스 프라우엔슈타트가 원고를 정리하여 출판시켰다.